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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쇼트스토리 제 1막
2014/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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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다가오면서 꽤 쌀쌀해졌다.
여기 루시페니아는 1년 내내 시원한 기후이지만, 그래도 역시 계절에 의한 한란의 차이는 존재한다. 여름이면 내리쬐는 햇빛에 땀을 흘리는 날도 있고, 지금 같은 겨울의 시기에는 눈이 내리는 일도 있다.
연말에는 올해도 또, 강탄제가 거행될 것이다. 「신의 쌍둥이」 가 탄생한 날을 축하하는 축제이다. 레빈 대교회의 교도들 등은 이미 크리스마스 준비를 시작하는 것 같다. 그날이 오면 이 가게 앞의 큰길에도 화려한 장식이 생기고, 인적도 거세진다. 언제나와 같은 것이다.
그리고, 고아원에는 또다시 「산타클로스」―― 그 붉은 옷을 입은 성자가 나타나, 아이들에게 멋진 선물을 보내겠지. 아이들은 기뻐하며, 산타클로스에게 깊이 감사한다. 그리고 산타클로스는 사람들의 평판을 더욱더 얻는다. 그것도 또, 언제나와 같은 것이다.
나는 알고 있다. 산타클로스에게는 야망이 있다는 것을.
언젠가 이 나라의 톱으로 선다―― 그것을 위해서 산타클로스는 인기를 얻을 필요가 있었다. 고아들에게 베푸는 것은 그 일환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녀는 고아 한 명을 양자로 들이는 것조차도 했다. 그 깊은 슬픔의 마음은 확실하게 인심을 잡고 있다.
만약 그것이 거짓된 것이라도, 말이다.
산타클로스는 절대로 성자 같은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 나라…… 아니, 세계를 좀먹고 있는 「악」의 두목인 것이다. 그것을 세상은 모르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나 역시 그 「악」 을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일곱 번째 마술사」―― 그것이 「첫 번째 산타클로스」에게서 주어진, 나의 또 하나의 이름이었다。그 이름을 표면화하는 것은 드물다. 어디까지나 우리들끼리 부를 때에만 쓰이는 통칭이다.
표면상의 내 직업은 「점쟁이」였다. 물론 나에게 미래를 볼 수 있는 재능 같은 것이 있는 건 아니다. 산타클로스나 섀도우와는 다른, 나에게는 근본적으로 마술의 재능이 없는 것이다.
세간에는 숨기고 있지만, 산타클로스는 인지를 초월한 마술을 쓰는 것이 가능하다. 그리고, 그런 그녀에게 있어 단 하나의 우수한 제자가 「네 번째 섀도우」다. 마도사 같은 건 전승에만 존재하는 옛날이야기라고 생각했던 내 상식을, 이 두 사람은 아주 간단히 뒤집어 버렸다.
하지만 그 두 사람이라면 미래를 볼 수 있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예지능력은 유능한 마도사인 산타 클로스들조차 갖지 못한, 매우 특수한 능력이란다.
그 힘을 가지고 있었다는 마도사 일족의 이야기를, 전에 산타클로스한테서 배웠던 적이 있다. 「루프 ・ 옥토퍼스 족」―― 하지만, 분홍색 머리칼이 특징이었다는 이 가문은 벌써 까마득한 옛날에 멸족했다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원래 마도사로서의 재능이 없는 나와는 관계없는 이야기였다. 산타클로스와 만낙 이전부터와 똑같이, 나는 이렇게 롤럼의 대로에 가게를 차리고, 바보같은 귀족과 상인들의 장래를 적당히 점치며, 그럴듯한 말을 상대에게 전해서, 불확실한 조언을 하는 것에서 잔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지금의 나는 하나, 다른 일도 하게 되어 있었다. 이쪽 일의 손님은 그렇게 많지는 않다.
하지만, 돈이 많이 된다. 물론, 겉으로는 못하는 장사이긴 했지만.
이거야말로 내가 「요술쟁이」 라는 별칭을 얻게 된 까닭이기도 했다. 나는 문자 그대로 「요술」 같은 기적을 일으키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것은 산타클로스에게서 빌려받은, 그 【대죄의 그릇】을 손에 넣은 힘이다.
찾아오는 손님들 역시, 표면상의 점업에 표면상의 점업에 비하면 성깔이 있는 인물뿐이었다. 특히, 이런 연말에 나를 찾는 것은, 만만찮은 자들도 많았다.
올해도 또, 그런 손님이 찾아올지도 모른다. 물론, 제대로 사례를 준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지금은 가게에 사람들이 찾아올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뒤의 일은 커녕, 점을 원하는 손님조차도 말이다. 나는 볼품은 있는 앉은뱅이 의자에 몸을 기댔다. 그리고 심심풀이도 겸해서, 예전에 「기적」을 원해서 온 손님들을 다시 생각해보았다.
――그것은 벌써, 십 몇 년도 전의 일이다.
이 근처에서는 별로 보지 못한, 청발을 가진 남자가 찾아온 적이 있었다.
연령은 40대 후반 정도일까. 몸이 좋았고, 나름대로 부자처럼 보였다. 그래서 나는 처음에는, 그 손님이 무엇을 원해서 여기에 온 것인지, 순식간에 생각할 수 있었다.
그가 원하고 있는 것은 「점」인가, 아니면 「기적」인가.
그 대답은 곧 판명되었다. 그는 오른손에 들고 있던 큰 가방을 내 눈앞에 있는 책상에 두고, 신중하게 내용물을 꺼낸 것이다.
그것은 분명히, 몸통으로부터 단절된…… 인간의 머리였다.
「내 얼굴을, 이것과 똑같이 만들어 줬으면 한다」
남자는 그렇게, 나에게 의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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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쇼트스토리 제 2막
2014/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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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에 생목을 가져와서, 나에게 「기적」을 일으켜 달라고 의뢰해온 남자――.
「너라면 할 수 있잖아? 『일곱 번째 요술쟁이』」
그는 고자세로 그렇게 말했다.
「……저에 대한 건, 누구한테 들으셨죠?」
일단은 그것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무엇보다, 그 통칭과 나의 힘을 아는 자는, 극히 한정되어 있다. 동료 중 누군가가 그에게 나에 대해 소개한 거겠지.
「『첫 번째 산타클로스』다.롤럼에 『사람의 얼굴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 가능한 점쟁이』 가 있다고 들었다」
「그러셨나요…… 이름은?」
「내 이름 말인가? 아니면……이쪽의 신상이 알고 싶은 건가?」
남자는 자기가 들고 있는 생목을 가리켰다.
남자의 머리다. 피는 깨끗하게 닦아져 있다. 나이는 그것을 들고 있는 남자와 비슷한 정도일까. 그리고 그 목도 또한, 푸른 머리카락이 머리에서 자라나 있었다.
「가능하다면, 양쪽 모두 가르쳐주시면 감사합니다만」
「그것은 너의 『요술』 을 보여주기 위해 필요한 건가?」
「별로 의무는 아닙니다. 하지만, 저도 잘 모르는 상대에게 손을 대는 건, 저로서도 조금, 기분이 좋은 건 아니라서요. 더군다나―― 생목을 주저없이 가지고 다니는 상대에겐…… 말이죠」
「……나는 카이돌=블랑켄하임. 그리고 이 머리는 생전, 브루노=마론이라고 자칭하고 있었다」
남자는 떨떠름하게 그렇게 대답했다.
어느 쪽의 이름이든 들은 기억이 있었다.
카이돌=블랑켄하임이라 하면, 엘페고트의 귀족…… 아니, 정확히는 예전에 귀족이었던 남자일 터이다. 그가 아내를 죽이고 도망치고, 블랑켄하임 가에서도 추방되었다는 기사를 얼마 전에 신문에서 읽은 적이 있었다.
그리고, 브루노=마론이라는 남자는―― 확실히, 프리지스 재단의 총수, 쇼=프리지스의 측근이, 그런 이름이었을 터다.
「즉, 당신은 자신이 죽인 그 브루노라는 남자가 되고 싶다―― 그런 건가요, 카이돌 님」
「『내가 브루노를 죽였다』 같은 말을, 한 기억은 없는데?」
「하지만, 이 상황으로는 그렇다고밖에 생각되지 않는데요」
「……흥. 그런 건 어찌 됐든 좋다. 내가 묻고 싶은 것은, 네게 그것이 가능한가 어떤가, 다」
카이돌은 위압적인 눈으로 노려보기 시작했다. 거절한다면, 이 남자는 나조차 죽이려 들지 않을까―― 그 정도로까지 생각하게 하는 눈이었다.
「물론, 할 수 있죠…… 상정하는 사례만 주신다면」
카이돌은 즉석에서, 금화가 들어 있는 듯한 커다란 꾸러미를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선금이다. 프리지드 재단에 잘 섞여들어간 뒤에는, 더 배로 내지」
「……괜찮겠죠. 그럼, 이쪽으로」
나는 가게의 안쪽으로, 그를 안내했다.
「여기에 누우세요. 금방 끝나니까요」
준비되어 있던 침대를 가리키니, 카이돌은 말없이 따라, 침대 위에 누웠다.
「카이돌 님…… 마지막으로 확인하겠습니다. 얼굴을 바꾼다는 것은 즉, 당신의 지금까지의 인생을 버린다는 것――당신은 그 각오가 되어 있습니까?」
「……상관 없어. 어차피 귀족의 자리에서도 쫓겨나, 이대로라면 들판에서 죽을 뿐인 인생이다. 그런 것에――미련 같은 건 없어」
「정말로 그렇게, 맹세하나요?」
「그래…… 아니, 사실 말하자면 한 가지, 미련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있기 때문에, 나는 역시 얼굴을 바꿔야 하는 것이다」
「? 무엇인가요?」
「집을 나오기 전, 동생에게――칼에게 내 아들을 맡기고 왔다. 그 아이가 최근, 나와 닮은 얼굴로 성장해가고 있다는 것 같다. 이대로는 머지 않아, 우리가 부자임을 깨닫는 일도 곧 나오겠지. 내가 붙잡히고, 내 얼굴을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된다면……」
「……알겠습니다. 그럼―― 시작해 볼까요」
나는 거기에 놓여져 있던 대죄의 그릇――『베놈 ・ 소드』 를 칼집에서 꺼냈다.
카이돌은 아직도 「브루노=마론」으로서 살아가고 있다.
그는 최근, 우리의 동료가 되는 것을 원하는 듯 하다만――그 이유에 대해서는 쉽게 상상이 간다. 하지만, 산타클로스가 그것에 응할지는…… 나는 잘 알 수 없다.
나의 「기적」을 바라는 것은 대개, 카이돌 같은 범죄자였다.
더러워진 경력을 씻어내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서――.
하지만, 그렇지 않은 자도, 때로는 존재했다.
딱 한 번 우리의 조직――「페르 노엘」의 동료 중 한 명이, 나의 「기적」을 원해 찾아온 일이 있었다.
메이라나=블로섬――.
「네 번째 섀도우」 라고 불리우는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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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쇼트스토리 제 3막
201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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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라나=블로섬의 출신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녀는 예전에 벨제니아 제국에서 살고 있었지만, 거기서 산타클로스에게 마술의 재능을 발견되어, 제자가 되었다는 것 같다.
산타클로스 왈, 메이라나 같은 마도사의 재능을 가진 자는, 정말 드물게 존재한다는 듯 하다. 태고의 옛날, 마술의 재능을 가진 일족은 거의 예외 없이 레비안타 마도왕국에 모였다. 하지만 「레비안타의 재액」에 의해 그런 일족의 대부분이 죽어버렸기 때문이다.
내가 처음으로 메이라나와 만났을 때, 그녀는 이미 「네 번째의 섀도우」를 자칭하고 있었다. 당시의 페르 노엘 멤버는 그녀와 산타클로스만이었던 것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어째선지 「네 번째」라는 호칭을 골랐다. 그녀가 숭배하는 태고의 마녀 「메타=자룸호퍼」가 소속되어 있던 조직 「아포칼립스」의 제 4위로 있던 것에서 유래해서, 라고 한다.
나는 산타클로스, 그리고 메이라나를 동경해 제자가 되길 지원했지만, 결국 나는 마도사가 되지는 못했다. 내가 산타클로스에게서 일단 파문되었을 때의, 메이라나의 그 무시하는 듯한 시선은 지금도 잊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메이라나가 나의 힘 때문에 이 가게에 나타났을 때, 나는 모종의 우월감을 가지고 그녀를 맞이한 것이다.
「그토록 강한 메이라나 선배도, 자신의 얼굴을 변화시키는 마술은 모르나 보네요」
내 최대한의 빈정거림에 대해서, 메이라나는 조금 기분이 상한 듯 했다.
「……당신의 그 힘은, 당신 자신의 것은 아니잖아? 어디까지나 『색욕의 악마』의―― 그 분에게서 빌린 힘이라는 걸, 절대 잊어서는 안됩니다. 당신은 결국 그 분의 자비로 먹고 사는 것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온화하면서 점잖은 말투였지만, 나는 거기에 다소 분노와 질투가 담겨져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산타클로스는 메이라나에게 【대죄의 그릇】을 주지 않았다. 이미 유능한 마도사인 그녀에게 새로운 힘을 줄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이라나는 그것이 불만이었던 것 같다.
「어째서 내가 아니라, 그 열등생에게 그릇을 주었는가」 라는.
메이라나는 산타클로스에게 심취해 있었다. 내 입장에서 보면, 그것은 이상하게 보일 정도였다. 그녀는 산타클로스와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화장을 하는 걸 좋아하며, 똑같은 메뉴의 식사를 했다. 메이라나는 그렇게 하는 걸로 산타클로스에게 충성을 내보이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지만, 너무 자신과 동일화하려고 하는 메이라나에 대해, 산타클로스도 최근엔 조금 역겹게 느끼고 있는 듯 하다. 임무의 명목으로, 메이라나를 멀리 떨어진 메리고드의 땅에로 쫓아보내 버렸다.
그런 그녀가 얼굴을 바꾸고 싶다는 것이다.
누구의 얼굴로 하고 싶은 것인지, 난 물어보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었다.
「그 분과 똑같은 얼굴로 하고 싶습니다. 코의 높이부터 주름의 수까지, 똑같이, 사례는 통상의 배로 내도록 할게요」
그 돈은 아마, 산타클로스에의 입막음 비도 겸한 거겠지.
의미 없는 짓이다. 직접 만나면 결국, 바로 알아버릴 것이다.
메이라나로서는 그래도 걱정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한 번 얼굴을 바꿔버리면, 이제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그녀도 알고 있었다. 요는 얼굴을 바꾸기 전에 고자질당하면 안된다는 거겠지.
「그럼, 이쪽으로……」
나는 그녀를 가게 안쪽으로 안내했다.
「빠르게 부탁드려요」
메이라나는 내가 지시하기도 전에, 침대에 누웠다.
「알고 있어요」
나는 베놈・소드에서 『색욕의 악마』를 불러냈다.
모두 끝나고, 거울로 자신의 얼굴을 확인하는 메이라나.
그 얼굴이 순식간에 홍조를 띄는 것을 나는 보고 있었다. 아마 나는 그때, 엷은 웃음을 띄고 있었겠지.
「……어떻게 된 거야? 이거」
메이라나가 돌아보면서, 나를 매섭게 째려본다.
「많이 닮았죠? 그 분과」
「나는 『똑같이 해달라』고 말했을 텐데요! 확실히 닮기는 했지만――이건, 조금 달라. 눈의 크기도! 입술의 두께도! ……이걸로는, 그 분과 똑같다고 할 수 없지 않습니까!!」
「어머어머, 그건 미안해요, 선배. 저는 어차피 미숙한 열등생이라서요. 아무래도 완벽하게 잘하지는 못했나봐요」
물론 거짓말이다. 악마의 힘을 가지면, 얼굴을 특정 인물과 똑같이 하는 것 같은 건 쉬운 일이었다.
하지만, 일부러 그런 것이다.
「한 번 더, 제대로 해주세요!!」
「그건 무리에요, 선배. 얼굴을 바꾸는 것은 1인 1회뿐. 물론, 악마에게 삼켜져버려도 괜찮다고 한다면, 이야기는 다르지만」
「큿……」
분노에 떠는 메이라나를 보면서, 나는 마음속으로 「꼴 좋다」고 중얼거렸다.
「네 번째 섀도우」인 메이라나는, 지금은 메리고드 고지에 있는 칼가란드의 시장으로 취임한 듯 하다. 그녀는 이름조차 산타클로스와 같은 이름을 자칭하고 있는 듯 하다만,
그녀의 「동일화 염원」이라는 병기는 죽을 때까지 고쳐지지 않겠지.
그녀는 최근, 예의 「잠재우는 공주」와 접촉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노리는 건 명백하다. 메이라나도 역시 【대죄의 그릇】을 원하는 거겠지. 즉, 나에의 대항심이다.
(하지만……그것을 【대죄의 그릇】이라고 불러도 괜찮은 걸까?)
오늘은 더 이상, 손님이 올 것 같지 않다. 나는 폐점 준비를 하려고 일어섰다.
하지만 그 때, 누군가가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손님일까나? 귀찮은걸, 그럼 마음대로 들어오면 될텐데)
나는 마지못해 입구까지 걸어가, 문을 열었다.
「어머……」
거기에 있던 걸은 「여섯 번째 베놈」이라고 불리는 동료 중 한 명.
각트=쿨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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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쇼트스토리 최종막
201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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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바꾸고 싶다……라는 건 아닌 것 같네요」
나는 각트를 가게 안으로 들이고, 꺼져 가던 난로에 장작을 던져넣었다.
그의 어깨에 작고 하얀 것이 몇 개 붙어 있었다. 그것은 난로의 열기에 금방 녹아버렸다.
아무래도 밖에는 눈이 내리고 있는 것 같다. 어쩐지 오늘 밤은 조금 추울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 아름다운 얼굴을 이제 와서 바꿀 필요도 없을 텐데, 말이죠」
치켜세우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그는 미형이었다. 무뚝뚝한 장교 같은 일을 하기에는 아까울 정도의.
「그래서, 오늘은 무슨 용건으로 여기에? 이제 막 가게를 닫으려 한 참인데」
「음, 그건 말이오……」
각트는 거기서 한번 주저하는 것처럼 말을 멈췄다, 다음에 다짐한 것처럼 이렇게 알려왔다.
「베놈・소드의 회수를 의뢰받았소이다」
누구에게서의 의뢰인지는 들을 필요도 없었다. 내가 그것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고 있고, 게다가 각트에게 그 회수를 의뢰할 수 있는 자―― 산타클로스 이외에는 없다.
또 한 가지, 그녀가 각트를 여기로 보낸 의미…… 「다섯 번째 피에로」가 죽은 지금, 페르 노엘의 요인인 암살의 임무는 기본적으로, 각트가 혼자서 하청받고 있었다.
즉――.
「나는 이제 볼 일 없다…… 그런 거네」
「……아무래도, 조만간 여러가지 일이 생길 듯한 기색이 있소」
「대통령 선거, 말이지――. 그때까지 신변을 정리하고 싶다, 그런 느낌이려나? 요는, 방해가 될 만한 건 전부 잘라 두겠다, 그런」
「글쎄. 그 분의 진의 따위, 나로서는 모르겠소」
예상은 했다. 가짜 점쟁이인 나도 그 정도의 상상은 가능했다. 내 힘은, 어디까지나 【대죄의 악마】와의 계약에 의한 것. 반드시 나일 필요도 없는 것이다.
나의 대신 같은 건, 그녀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
그리고 오늘, 이윽고 그 때가 온 것이다.
「그래서, 그걸 왜 나한테 얘기하는 거야? 이제 죽일 상대에게 조잘조잘――」
「……결국, 그런 것이오」
도망쳐라―― 그는 분명 그렇게 말하고 싶은 거겠지.
정말 무른 남자다. 하지만 그것이 역으로 무서웠다. 사람을 수없이 죽여온 그가, 어째서 나에게는 이 정도까지 순수한 것일까.
당연히 그는, 나를 죽이기 위한 수단을 산타클로스에게서 받았겠지. 잘 보니, 각트의 허리의 벨트에는 황금색의 단검이 보란 듯이 채워져 있었다.
(그렇군. 저것이 예의…… 그녀는 이미 손에 넣었던 거군)
그렇다면 승산은 전혀 없을 것이다. 상대는 노련한 검객, 그에 반해 이쪽은 일개 점쟁이에 지나지 않다.
악마의 힘을 쓴다면―― 아니, 그것은 각트도 똑같다.
그도 아마…….
「내일 아침, 다시 여기에 오도록 하겠소. 그 때까지…… 대답을 정해두도록」
그렇게 말하고, 그는 망설임 없이 가게를 나가 버렸다.
작별 인사도 없이.
(그럼…… 이제 어쩌나)
내일 아침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다. 대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나는 가게 안쪽에 두었던 베놈 소드를 손에 들고, 재빨리 준비를 마쳤다.
가져가야 할 것은 별로 많지 않다. 필요해질 때는 다시 손에 넣으면 되는 것이다.
악마의 힘만 있으면, 그것도 쉬운 일일 것이다.
아마 산타클로스는 추격자를 보내겠지만, 그거도 베놈 소드만 있으면 떨쳐 내는 것도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나는 「얼굴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니까.
밖에서는 눈이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했다.
이 정도 양이라면 내일 아침에는 꽤 쌓여 있을 것이다.
연말에는 강탄제가 열리고, 산타클로스가 아이들에게 선물을 준다――.
하지만, 나는 이제 롤럼의 거리에 쌓인 눈도, 강탄제의 모습도, 실제로 눈으로 볼 일은 없겠지.
「――좋은 한 해를 보내길」
나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혼잣말이다. 누군가를 향해 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 말을 마지막으로, 나는 「일곱 번째 요술쟁이」였던 자신과, 결별하게 되었다.
―END―